1510년 29세(4)

조광조 평전
1510년 29세(4)
  • 입력 : 2021. 06.22(화) 15:19
  • 화순군민신문
하지만 세상일과 동떨어진 선비로만 지내기엔, 그저 구도의 기쁨으로만 살아가기엔 그에게는 온전히 충족되지 않는 빈 자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 자리를 냉소적인 웃음으로 채우며 살기엔 그의 가슴은 너무 뜨거웠으리라.
그렇다면 남은 것은 수기를 넘어선 치인治人, 자신이 배운 바를 세상에 적용해야 할 책무다. 정치라고 해도 좋겠고 사회운동이라 부를 수도 있겠는데, 조광조의 시대라면 후자는 아직 기대하기 어려운 때이니 그에게 남은 선택은 조정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그런데 또 묘한 것이 조선의 정치계는 현재의 정치·언론 등의 역할을 모두 맡고 있었으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조광조의 선택지 – 물론 임명권을 가진 임금의 선택지-는 생각보다 제법 다양했을 것이다.

스물아홉까지 공부만 했다. 재능도 출중했다. 어느 정도는 칭송의 예로 말한 것이겠으나, 당대의 평을 보자면 “진실로 세상에 드문 현재賢才로서 우리 동방에 그를 필적할 사람이 없었다”라고 하니 그 자질을 짐작할 만하다. 이런 인물이 차곡차곡 안으로만 채워 넣고 있었다. 그 학문을 언제 겉으로 드러내려 함일까. 다른 이들의 속도를 신경 쓰지 않는 이였으니 그 시기 또한 자신의 판단에 따랐던 것이다.
화순군민신문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