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모처럼 짬을 내 가족들과 꽃구경도 할 겸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화창한 날씨도 좋고, 봄꽃들이 여기저기서 울긋불긋 피어 저마다 뽐을 내느라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만치 주차장 쪽 나무 그늘 아래서 어른들 여나므명이 왁자지껄 소란스러웠습니다.

궁금하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좀 더 가까이 가 봤더니, 일행 중 누군가가 새차를 샀는지, 새차 앞에서 돼지머리를 상위에 올려놓고, 벌어진 입속에 지폐를 물려주며, 연신 절을하며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아는 상식으론, 돼지머리고사를 지내는 이유는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이 만사형통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비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방관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큰 맘먹고 새차를 구입했을 때는 돼지머리고사 보다는 새차증후군, 안전운행, 안전점검 등 새차를 샀을 때 알아두어야할 것 들을 먼저 숙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동행한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 난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재미삼아 하거나 미신행위쯤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지만, 왠지 마음 한 켠에
씁쓸한 마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