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겨울 추위가 다가오고 있다. 기상청도 올 겨울 어느 해보다 추운 한파가 있을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게 되면 난방 전열 기구 사용을 통한 겨울 채비를 시작하는 건 우리들의 당연한 일과가 되고 있다.
　
겨울은 습도가 낮고 건조해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화재로 번지는 계절이어서 화재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안전처는 지난달부터 ‘불조심 강조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소방관서는 각종 불조심 행사와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는 등 화재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연평균 전체 화재 4만3천여 건 중 주택에서 1만500여 건(25%)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 중 취약시간인 오후 11시 ~ 새벽 2시 수면 중인 상태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주택화재가 전체 화재 발생률의 25%를 차지하지만, 사망자의 60%를 차지하는 만큼 그 위험성은 가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유독 주택화재에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화재가 수면 중인 심야 취약시간대에 발생, 이를 인지하지 못해 유독가스를 흡입해 사망하거나 알아도 소화기가 없어 초기진압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하는 주택화재의 위험성에 대해 우린 여전히 ‘나는 아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 화재 안전 의식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주택화재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2012년 2월 5일부터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 시행됐다. 신규 주택은 의무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기존 주택의 경우 유예기간 5년이 주어져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주택화재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주의에 의한 화재를 예방하고 심야 취약시간대에 주로 발생하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화재 발생 사실을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한다면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재산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인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다. 설치대상 주택으로는 단독주택,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이 해당한다.

흔히 화재 초기에 소방차 한 대의 역할을 하는 소화기는 화재 발생 시 손쉽게 찾아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보이는 주방, 거실 등에 1개 이상을 비치하면 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발생 시 연기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려서 화재가 발생했음을 알려주는 경보설비다. 화재 발생 위험이 있는 주방, 거실, 방 등 구획된 실마다 천장에 설치하되 벽이나 보 등으로부터 60cm 이상 떨어진 중앙에, 벽에는 천장으로부터 10~50cm 이내에 감지기 중앙이 오도록 설치하면 된다. 특히 에어컨 송풍구나 환기구 위치로부터 1.5m 이상 떼어 놓아야 한다.
　
실제 화재, 구조, 구급 등 재난 상황 발생 시 소방차량이 5분 이내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교통신호, 차량정체, 골목길 주·정차, 소방관서와의 거리 문제로 골든타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주거시설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해 거주자가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에 임한다면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발생하는 인명피해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화재는 무엇보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따뜻한 겨울나기가 되도록 겨울철 주택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인지해 저비용 고효율의 주택용 소방시설을 각 가정에 설치해 우리 가족,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