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화순중앙병원 이사장

요즘 코로나 뿐만 아니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장마, 폭염까지 지속되면서 전국민들이 코로나블루(우울)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김영희의 남미 여행기'라는 코너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아쉽게 포기했던 여행을 간접경험으로나마 제공하여 독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수도가 해발 3,600 m, 볼리비아

페루 여행을 마치고 남미에서 두 번째로 방문한 나라는 ‘볼리비아’다. 볼리비아의 행정 수도는 해발 3600m의 높이로 절구 모양의 지형을 가지고 있는 ‘라파즈’인데, 그 높은 위치로 인해 구름의 도시로 불린다고 한다. 지표에 비해 산소 농도가 60% 정도로 부족하여 여행 시 고산병에 유의해야 한다. 일행들이 두통이 심하다고 호소했는데, 모두 번갈아 가며 산소통을 달고 흡입한 후에야 겨우 정신이 들 정도였다. 나 역시 강하다고 자신만만 했지만 고산증세로 어지러웠다. 수도 라파즈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인 깊은 협곡에 자리 잡고 있기때문에 제일 낮은도시와 높은 도시의 높이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교통수단으로 케이블카를 이용하는데 노선당 3볼 (한국돈으로 500원 정도)이며 환승할때는 1볼 할인해준다. 볼리비아는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지만 토착민들의 문화와 신비스런 고대문명의 잔재들이 남아있고, 아름다운 안데스 산맥,우유니 사막등이 있어 많은 자유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이다.


▲ 지구의 우주, 달의 계곡

다음으로 이동한 ‘달의 계곡’은 달 표면처럼 울퉁불퉁하고 메마른 사막 지대이다. 고지대라는 지리적 특성과 연중 거의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기후 때문에 이러한 독특한 광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달의 계곡에는 이탈리아의 ‘콜로세움’과 유사한 것이 있는데 이를 스페인어로 ‘원형 극장’ 즉, ‘안피테아트로(Anfiteatro)’라고 부른다. 원주민들은 이곳을 '영혼의 계곡'이라 불러 왔으나, 달의 계곡이란 명칭은 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방문한 후 지형이 마치 '달의 계곡'같이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저물어 가는 태양에 비친 계곡 벽면의 붉은빛이 꽤 인상적이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높은 언덕과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사구가 있는 ‘빅 듄(Big Dune)’은 달의 계곡의 하이라이트이다. 석양이 떨어질 때 정상에서 양쪽으로 가파른 절벽이 펼쳐지는 외길을 따라 달 표면과 같은 지형들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이곳의 일몰은 감동을 넘어 환상적이었다.


▲ 우유니 소금사막

다음으로 “볼리비아는 ‘우유니 사막’ 때문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막은, 상상 이상으로 광활한 크기(전라남도 면적과 비슷)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신비로움을 보여주었다.

우유니는 해발고도 3,653m 고지대에 있는, 면적 1만 2000㎢인 세계 최대의 소금사막으로 '우유니 소금호수'로도 불린다.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랐던 바다가 빙하기를 거쳐 2만 년 전 녹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는데, 비가 적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물은 증발하고 소금 결정만 남아 형성되었다고 한다.

사막이라는 말 때문에 더울 것 같지만 일교차가 커서 밤에는 오들오들 겨울 파카를 입어야 할 정도이다. 밤하늘의 우유니 사막은 은하수가 한없이 펼쳐지고, 맑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별빛이 쏟아질 듯 아름다웠다.

이곳에서는 4인 1조가 되어 지프차 투어를 하는데 도로가 없고, 200m 두께의 사막 위를 끝없이 몇 시간 달리면 하늘과 맟 닿은 우유니 호수에 데칼코마니가 펼쳐진다. 바닥이 하얀 소금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비가 와서 물이 고이면, 하늘이 그대로 반사되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신비로웠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 되어 하늘을 비춘 것처럼...

지평선의 경계가 모호한 신비로운 우유니 소금사막

새하얀 우유니 소금사막

▲ 소금 호텔

다음으로 방문했던 콜차니 마을은 우유니 사막 들어가는 입구에 있었다. 가내 수공업으로 소금을 가공하여 생활하는 마을인데, ‘톨라’라는 관목을 때서 12시간 동안 소금을 구우면,맛도 좋고 수분을 제거하여 곱게 만든다고 한다. 마당에는 하얀 소금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건물 안에서는 소금을 불에 구워내고 있었으며, 한편에서는 작은 비닐봉지로 소금을 포장하고 있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소금밭이 생각보다 단단해서 그 위로 차량이 지나가는데도 지프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후, 소금 호텔 앞 만국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볼리비아 국민이 수 천 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소금이 매장되어 있는 우유니 사막 2박 3일 여정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칠레로 이동하였다.


계속해서 칠레편, 아르헨티나편, 브라질편이 이어집니다.

소금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