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절정, 그 '삽시간의 황홀'을 찾아서 |2019. 07.29

왕손이 대나무를 그린 뜻이 남달라서 누운 잎새 휜 가지 온갖 모습 다 갖췄네 취한 소매 너훌너훌 호걸의 한바탕 춤 풍우 때문에 흥겨움 멈출 수 없다는 듯 王孫繪竹意還殊 왕손회죽의환수 偃葉橫柯衆態俱 언엽횡가중태구 醉袖翩翻豪士舞 취수편번호사무 不因風雨廢歡娛 불인풍우…
아이를 위한 기다림 |2019. 07.18

사랑하여 가르친다는 것이 도리어 해치고 망가뜨리는 방법이 된다. 其所以愛而敎之者, 反爲賊害之術. 기소이애이교지자, 반위적해지술. - 윤기(尹愭, 1741~1826), 『무명자집(無名子集)』 문고(文稿) 10책 「교소아(敎小兒)」 아이들은 사랑스럽다. 웃고 말하고 뛰놀고 장난치는 모습도…
누구나 자기 떡 빚으며 살아간다 |2019. 07.15

말썽만 일으키는 아이에게 시달리는 부모는 차라리 아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고, 난임으로 고생하는 부부는 못난 자식이라도 하나 얻는 일이 평생의 소원이다. 반복되는 야근과 업무 스트레스에 지친 행정병(行政兵)은 일과 시간이 보장된 전투병(戰鬪兵)을 부러워하고, 무더위와 맹추위 속에서 고된…
아침의 근심에 무너지지 마라! |2019. 07.05

세상을 사는 것이 온통 근심이라고 합니다. 자식에 대한 근심으로 시작해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근심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산다는 것은 근심 속에 사는 것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어떤 기관에서 얼마 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의 80퍼센트 이상이 자신의 삶이 근심스럽다고 응답했다고…
물은 흐르다 웅덩이를 만나면 채우고 다시 흐른다 |2019. 07.02

인간사를 ‘물(水)’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은 자신을 낮추고 아래로 흐르며(處下)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 ‘도덕경’을 통해 알 수 있는 노자의 물의 철학입니다. 또한 물은 밤낮을 쉬지 않고 흐른다는 것이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물의 철학입니다. 자연에…
만나는 모든 사람을 '큰 손님'처럼 대하라 |2019. 06.24

인은 ‘논어’에서 말하는 인간관계의 핵심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인’의 시작이자 마지막입니다. 이것치 바로 유교에서 말하는 ‘인’의 가치입니다. 그래서 ‘인’은 ‘사람 인(人)’자에 ‘두 이(二)자가 모여서 만들어진 글자로 늘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며 존중하라는 뜻을…
모든 일에 일일이 대응하지 마라 |2019. 06.18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 나의 화를 돋우거나 근거 없는 말로 비방한다면 오히려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말로 대꾸해보았자 나만 자꾸 곤란해지고 불리해질 경우 그저 마음을 비우고 상대방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빨리 문제를 해결…
대중은 우매하지 않다 |2019. 06.08

愚而神者 民也 莫深喩於利害之所在也 우이신자 민야 막심유어이해지소재야 - 홍여하(洪汝河, 1620~1674), 『목재집(木齋集)』 5권 「성지설(城池說)」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사회는 재난과 참사 속에 시름하고 있다. 사건을 겪은 피해자들은 위로하기조차 힘든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꿈에 선친을 뵙다[夢拜先君] |2019. 05.21

꿈에 선친을 뵙다[夢拜先君] 죄 많은 이 목숨 살아 있으니 풍수의 슬픔 견디기 어려워라 무단히 선친을 모셨더니 병환이 있어 치료가 시급해 보였네 목소리는 생전이나 똑같건만 체구는 옛날보다 줄어드셨구나 깨어보니 쓸쓸한 객관의 새벽 비몽사몽간에 눈물만 흘리노라 罪戾餘生在&#…
남명 조식(南冥曺植)의 비명(碑銘) |2019. 05.13

연산군은 조선의 열 번째 임금이었다. 그가 얼마나 무도한 임금이었고 그의 학정이 얼마나 지독했는가는 세상이 잘 아는 일이다. 그러나 기이한 일은 연산 7년이던 1501년은 색다른 해였다. 바로 그 해에 인물의 보고이던 경상도에서 퇴계와 남명이 같은 해에 태어났다. 퇴계는 문과에 급제하여 대…
술에 대한 경계 |2019. 05.03

嗟哉麴糱 禍人之酷 차재국얼 화인지혹 - 이황(李滉, 1501~1570), 『퇴계집(退溪集)』 제 44권 「주계 증김응순(酒誡 贈金應順)」 이 글은 퇴계(退溪)가 문인인 김명원(金命元,1534~1602)에게 준 잠명(箴銘)의 첫 구입니다. 잠명은 자신과 타인에 대하여 경계할 만한 내용을 담은 글로, …
촉나라 개는 해를 보고 짖는다 |2019. 04.29

해묵은 관습과 세속의 견해에 얽매여 계속해서 영향을 받아 습성이 이루어진다. 纏以舊染 繞以俗見 展轉相仍 習與性成 전이구염 요이속견 전전상잉 습여성성 - 홍성민(洪聖民, 1536-1594), 『졸옹집(拙翁集)』 권6 「촉견폐일설(蜀犬吠日說)」 중국 촉나라 지방은 비가 자주 내려 맑은 날이…
불의 회상, 그 따뜻함과 뜨거움에 대하여 |2019. 04.18

가난하여 기름등잔 마련할 길 없으니 구하려 해도 한여름 얼음과 다름없다 그러나 나에게는 등불 같은 마음 있어 찬란한 그 빛 옆에서 새벽을 기다린다 貧家無力辦油燈 빈가무력판유등 縱羨何殊夏語冰 종선하수하어빙 惟有此心明較火 유유차심명교화 煌煌傍燭待晨興 황황방촉대신흥…
꿈결에 부르는 사모곡 |2019. 04.16

오늘밤 꿈에서 정녕 어머니를 뵈니 얼굴 모습이며 살쩍이며 머리카락이 생전과 같았다. 그 무릎을 베고선 이를 잡아 달라 하고는 어렸을 때처럼 누워서 장난치며 웃었다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고는 빗질을 해주며 말씀하셨다. “머리가 짧고 듬성한데 이가 어디서 생겼지?” 손톱으로 꾹꾹 이 잡…
일을 줄이고 욕심을 적게 하라 |2019. 04.09

省事寡慾 생사과욕 - 황준량(黃俊良, 1517~1563), 『금계집(錦溪集』 외집 제 8권 「거관사잠(居官四箴)」 세상 사람들은 스스로 많은 일을 벌여놓고 힘들어 한다. 하나의 일이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일을 벌이고 두세 가지 일을 병행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심하면 병을 얻기도…
“士爲知己者死 女爲說己者容” |2019. 04.02

[해설] 춘추 시대 말, 晉(진)나라 智伯(지백)은 趙(조)나라 襄子(양자)를 토벌하려 하다가, 오히려 양자의 책략에 빠져 멸망하고 말았다. 일찍이 지백의 은혜를 입은 일이 있는 予讓(여양)은 홀로 피신하여, 옛 군주 지백의 원수를 갚을 기회를 노렸다. 여양은 조양자가 지백의 두개골에 옷칠을…
등불 하나 |2019. 03.20

사물 비추어 어둠 없애니 붉은 마음 본래부터 밝았네 홀로 방 안에 낮 만들었는데 창밖엔 삼경이 지났네. 照物無欺暗 丹心本自明 獨作房中晝 窓外過三更 - 위백규(魏伯珪, 1727~1798) 『존재집(存齋集)』 권1 「등불을 읊다[詠燈火]」 300년 전, 차가운 어둠이 짙게 깔린 조선…
황금 상자 속의 거울 |2019. 03.11

당 현종이 태평성대를 이루었던 것은 허심탄회하게 간언을 수용했기 때문이네 황금 상자를 길이 두고 거울로 삼았던들 행차가 어찌 서촉(西蜀)까지 이르렀겠나 開元幾致太平期 摠爲虛懷納諫詞 若置金函長鑑戒 翠華爭肯幸峨嵋 - 이규보(李奎報, 1168~1241)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혈죽(血竹)으로 부활한 충정 |2019. 02.20

충정을 남김없이 다 쏟은 뒤에 몸을 던져 하늘로 돌아갔나니, 하늘이 그 충성 기리는 것이 어쩌면 이렇게도 치우쳤는가. 그 몸을 죽여서 떠나게 하여 신령의 남다름 드러낼 바엔 나라에 큰 복을 내려 주어서 공 아니 죽게 함이 낫지 않은가. 공의 충정 만세에 길이 빛나고 사해와 온 누리에 전…
대한(大寒) 끝에 양춘(陽春) 있다 |2019. 02.13

대한(大寒) 오늘 대한을 맞이하였으니 이후에 따뜻한 봄날이 오리라. 끝자락의 모진 추위 견뎌 내어야 봄을 맞아 즐거움이 새롭겠지. 今當大寒日금당대한일 此後有陽春차후유양춘 耐得寒頭苦내득한두고 逢春樂意新봉춘낙의신 - 유인석(柳麟錫, 1842~1915), 『의암집(毅菴集)』 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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