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시단의 별 '최승자' 시인(2005년도'문학과 지성'사 사옥에서.)

기억하는가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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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과 생활고에 새달리면서 11년만에 시집을 편찬한 최승자 시인.
1980년대 시단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독자들 앞에 선 최시인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이다.

5권의 시집을 편찬 하고도 자신의 시가 인기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살아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시인은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낭송시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다고 한다. 한데 시인은 그 시가 자신의 시인줄도 모르고 ‘아,,시가 참 좋다’라고 생각했다고.

시인되기 이전에 이미 삶의 허무를 느꼈고, 시를 쓰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보았다는 생각이 가슴에 가득할 때 그녀는 허무와 절망은 자신의 것이라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고 있으면서 ‘쓸쓸해서 머난 먼’시집을 낸 최승자시인.
앞으로도 시를 계속 쓸것이고 밥만 잘먹으면 된다고 인터뷰 하는 기자에게 말했다는 그녀가, 부디 잘먹고 시를 계속 쓰기를 바란다.


최승자(1952년 ~ )

대한민국 시인.

충청남도 연기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배웠다. 1979년 계간 《문학과 지성》 가을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 창작과 번역을 같이 해왔다. 2001년 이후 투병을 하면서 시작 활동을 한동안 중단하다 2006년 다시 시를 발표했다.

최승자는 현대 시인으로는 드물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박노해, 황지우, 이성복 등과 함께 시의 시대 80년대가 배출한 스타 시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2010 제18회 대산문학상 시부문
2010 제5회 지리산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