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한 구비를 효산리 일대에
고대의 풍속을 암벽에 새겨
더불어 살았던 흔적을
너만이 증언 하구나

밤이면 하늘을 지붕 삼아
별을 쳐다보고 웃고 울며
모닥불 뜨겁게 피어올리고
포옹하고 사랑하며 살았으리

갈대로 몸 가리고 개울물에 잠긴
쪽빛하늘 내려다보며 히죽거리고
사람 사는 모양을 바라보았으리?

기쁨과 슬픔을 핏줄로 쓰다듬어
무리지어 호령하던 목소리
이 강산 혼불되어 검은 사리로 남아
낮은 산에 엎디어 하늘과 땅을 가르치고
세계 문화유산으로 자랑하고 있구나.




최정숙

<<지구문학>>으로 등단,
<<서석문학>> 시조로 등단
한국 시조문학 작가상, 시조문학 작품상,
광주시 문학상, 서서문학 금상, 화순문학상,
시집 『꽃문이 열리는 소리』, 『내 마음의 노래』, 『마음의 정원』